2017년 2월 16일 목요일

찰리 채플린에서 버지니아 울프까지 런던이 사랑한 천재들

찰리 채플린에서 버지니아 울프까지
런던이 사랑한 천재들


저자 : 조성관
출판사 : 열대림
 고등학교 당시 우리 학교 추천도서에 있는 목록들을 보면서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다. 인문, 사회, 과학, 예술 등 책에서도 여러 분야가 있는데 나는 과연 이런 책들을 골고루 읽었는가? 내가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분야의 책들이 무엇이 있을까? 하고 말이다. 읽고 독후감을 썼던 목록들을 보니 대부분 소설이었고, 한때 각광받은 책들이었다. 이제까지 책을 남들보다는 많이 읽었다고 자부했었고, 글쓰기 실력도 많은 책들을 접한 덕분에 향상되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알고 보니 내 책 읽기는 인문에만 치우쳐 있었다. 사회 분야 책들은 경제, 정치에 관심을 가지면서 이제야 몇 권 읽게 되었고, 과학은 과학 잡지나 공상과학소설은 많이 읽어왔지만, 고등학교 들어서 좋은 책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읽게 되었다. 하지만 예술은 전혀 접해보지 못했다. 솔직히 무엇이 예술분야의 책인지 잘 몰랐다. 그래서 서점에 가보기로 했다. 서점에는 예술 분야로 따로 책이 있었고 그 중 지금 올림픽이 열리고 있고 초등학교 6학년 때 가보았던 런던에 관한 책이 있었다.
 찰리 채플린, 조지 오웰, 윈스턴 처칠, 제임스 배리, 버지니아 울프, 찰스 디킨스 19~20세기를 대표하는 인물들이었다. 제임스 배리를 제외한 나머지에 대해선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제임스 배리는 이름만 들어본 기억만 있을 뿐 무슨 일을 했는지 몰랐고 왜 이 책에 나와 있을까 궁금했다. 알고 보니 이 분은 피터팬을 쓴 유명한 극작가였다. 피터팬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우리나라에선 무명일까 의아했다.
윈스턴 처칠과 찰스 디킨스의 전기는 읽었었다. 나머지는 읽어보지 못했었기에 이 책 덕분으로 나머지 작가들의 전기도 자세히는 아니지만 많이 접해 볼 수 있었다. 게다가 전에 알고 있었던 편견을 깨주기도 했다. 여태까지 조지 오웰이 소설가라고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가명인지도 몰랐다. 또한 지금도 무성영화하면 접하게 되는 찰리 채플린, 그가 이렇게 힘들게 살았던 것에 대해서도 놀랐다.
이 6명의 위인들은 공통점이 여럿 있었다. 바로 포기를 몰랐고, 문학에 엄청난 영향을 준 사람들로서 현재도 그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살았던 시기는 산업 혁명과 더불어 과학 발전의 황금기였고, 천재들이 많이 배출된 진보의 발단의 시기이자, 한편으로는 전쟁으로 인한 고통과 퇴보의 시기이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전쟁을 겪으면서 많은 것을 잃었다. 6명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전쟁을 극복하나갔다. 안타깝게도 버지니아 울프는 전쟁으로 인해 자신의 모든 것을 잃고 어린 시절의 성폭행에 의해 자살을 했지만 말이다.
이들은 자기 의지대로 포기를 하지 않았건 누가 많이 도와주었든 간에 끝까지 할 때까지 해서 결국 자신의 삶의 자취를 이 세상에 남겼다. 이들은 현재 영국의 자랑이자, 전세계가 알아주는 인물들이다. 성공에는 실패가 따르는 법을 한 번 더 이 책에서 증명해 보였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 몰입도는 떨어졌다. 아마 오랫동안 소설만 읽다보니 이러한 종류의 책들을 접한 경험이 많지 않아 그랬던 것 같다. 어렸을 때는 위인전이나 역사책을 좋아했다. 이 책은 어떻게 보면 위인전이기도 했지만 색달랐다. 여행과 위인전을 합쳐 놓은 듯 했다. 사진들도 많이 있어서 궁금한 점도 사진 속에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런던에서 가보았던 곳들이 여럿 나와 반갑기도 했다. 여섯 위인들이 남긴 런던에서의 삶의 자취를 찾아가서 직접 보고 과거와 미래의 조화를 이루려는 작가의 의도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한편으로는 런던에서 여행할 때 너무 수동적이었던 것이 후회스러웠다. 가이드 말만 듣고 그저 유명한 장소만 갔던 것이 말이다. 나중에 여행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을 때 ‘조성관‘씨처럼 본인이 그 지역에서 알아보고 싶은 것들을 바탕으로 능동적인 테마 여행을 해보고 싶다. 특히 요즘에는 이런 테마 여행이 더 쉬워졌다. 초등학교 6학년 영국에 방문했을 때는 2008년이었다. 그 당시에는 현지에서 제공하는 그러한 정보들을 얻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소셜 네트워크의 발전과, 많은 정보가 결합되면서 현지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게 되었고, 능동적인 여행도 더 쉬워졌다. 에어비엔비 등 현지에서 머물 수 있는 숙박 플랫폼을 더불어, 현지 여행가이드랑 이어주는 다양한 플랫폼이 열렸다. 의지와 자본만 있다면 능동적인 여행을 갈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솔직히 덧붙이자면, 여행 싫어한다. 이제 나에게는 여행이란 무엇을 보고 느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정말 가고 싶은 누군가랑 같이 가서 추억을 만드는 것이다. 아직 생기지 않았지만, 정말 가고 싶은 누군가는 여자친구이다. 언제 생길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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